반구대암각화 입지조건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의 중심 하천인 태화강의 자류, 대곡천 중류의 암벽에 있다. 이 유적일대는 1965년 사연댐이 만들어지면서 대곡리에 자리 잡은 큰마실, 건넌들, 서당마실, 지통마실 등 여러 마을과 함께 수몰되었다. 반구대 암각화 유적이 자리 잡은 대곡리는 본래 경주 외남면 대곡리와 언양현 중북면 대곡리로 나뉘어 있었다. 이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과정에서 1914년 언양면 대곡리로 통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구대 일대는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만들어지면서 지리상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현재 반구대 주변에 남은 일부 마을과 유적을 제외한 상당수의 마을과 기존의 크고 작은 교통로가 물에 잠기게 된 것이다. 대곡리에서 가장 마을이던 큰마실, 건너각단 또는 건넌들이라 불렸던 신리(新里)마을, 서당이 있던 곳으로 알려진 서당마실, 종이 만들던 동네라는 뜻을 지닌 지통마실 등이 물에 잠겼고, 이들 마을에서 현재의 반구초등학교 사이를 이어주던 건너각단과 암각화 유적 사이의 계곡 길도 더 이상 통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1970년 수몰상태에서 발견 보고된 암각화 유적은 이후 큰 가뭄이 있는 해의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연중 물에 잠겨있다. 1995년 국보 285호로 지정된 이후에도 유적을 둘러싼 이와 같은 환경 조건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행성 하천인 대곡천 곁을 따라 수백m에 걸쳐 펼쳐진 수십m 높이의 암벽 가운데 한 곳의 아래쪽에 새겨졌다. 울산 지역의 중심부가 전반적으로 평지 사이로 얕은 구릉이 발달한 지형 조건을 지니고 있음을 고려하면,수Km에 걸쳐 깊은 골짜기가 발달한 이 일대가 자아내는 분위기는 독특한 면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곳이 암각화 제작 장소로 선정된 것은 이 지역이 지니고 있는 이와 같은 특이한 지형 조건 및 분위기와 관련이 깊은듯하다.
평균 높이 70m에 이르는 계곡 오른쪽 절벽은 돌 병풍을 이어 놓은 듯 한 정경을 보여준다. 암각화가 가장 많이 새겨진 주암면의 위 부분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주암면에 이어지는 암벽이 90°방향으로 강변 방향으로 꺾여 나와 주암면 부분은 석양 무렵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다. 때문에 한낮에도 음각그림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반구대 암각화 전경
반구대 암각화 위치